전국언론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MBC 김재철 사장이 MBC 노조의 대화 요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22일 발행한 특보에서 “김 사장이 오늘 아침 조합 집행부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현재 회사의 최우선 현안은 단체협약이라고 분명히 인정했다”며 “추석 연휴 전에 단체협약을 위한 노사간 본교섭을 김 사장이 참여한 가운데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사장으로 재신임된 지 3주 만에 MBC 본사에 출근해 정문 앞에서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던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에게 “노사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난달 29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사표를 제출했으나 방문진은 이달 1일 김 사장의 사표를 반려하고 재신임했다.
MBC 노사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공정방송을 담보할 장치인 단체협약을 다시 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측의 일방적 단협 해지로 파업권을 획득한 MBC 노조는 지난 4~18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벌였고 투표자 1728명 중 1341명의 찬성(77.6%)으로 파업 돌입만 남겨둔 상태였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이 태도를 바꾸고 노조와의 대화에 나선 것에 대해 “파업 찬성률이 지난해보다 높아지고 이번 파업이 합법이어서 김 사장이 더 부담을 느낀 것인지 조합으로서는 알 수 없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김 사장이 협상 의지를 처음 공개적으로 표명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은 이번 협상을 단순한 명분 축적용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조합은 김 사장의 결정을 존중하고 향후 성실한 교섭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MBC 노사는 일단 이번주 내로 한 차례 면담을 하고 단협 본교섭을 위한 실무협상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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