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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

논문 표절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 '버티기'

‘논문 표절이 확인되면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68·사진)이 사퇴 의사를 번복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8월 이사장직을 연임하면서 “단국대에서 (논문이)표절로 판명된다면 이사장은 물론 이사직에서도 사퇴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단국대는 지난 24일 “김 이사장의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 혐의의 정도가 중하여 학계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27일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 “사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단국대에서 낸 보도자료를 오늘 처음 봤다”며 “정당한 논문이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국대로부터 예비조사에 대해 소명할 기회를 받지 못했다”며 “본조사를 통해 최종결론이 나오면 그때 가서 그만두겠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지난번에 말한 건 표절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그만두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학위가 박탈되면 그만두겠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야권 추천 이사들은 “이건 여야의 문제도 아니고 이사들 개인 간의 문제도 아닌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라며 김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또 “이미 사퇴한다고 약속을 하지 않았느냐”며 “노추를 보이지 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이 “내가 언제 그런 약속을 했느냐”며 사퇴 요구에 응하지 않자 이사진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다. 한 야권 추천 이사는 “벽에 대고 말하는 것 같다”며 “이사장은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고 여권 추천 이사들까지 이사장 편을 드니 갑갑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이 계속 버틸 경우 단국대의 최종 논문심사 결과가 나오는 4개월 동안 이사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 본조사는 30일 내에 위원회를 구성한 뒤 90일간의 조사기간을 거쳐 최종결과를 발표한다. 방문진 이사들이 불신임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여당 이사들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이날 예정됐던 김재철 MBC 사장 청문회는 김 사장이 지방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하면서 무산됐다. 김 사장은 예정된 출석시간 30분 전에 불출석 사실을 방문진 사무처에 알려와 이사진의 반발을 샀다.


 
MBC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이 김 사장 대신 이사회에 들어갔지만 이사들이 항의해 5분 만에 퇴장했다.

 

 

이사들은 “지난 20일 이사회에 이어 두번째 불출석한 김 사장의 태도는 방문진을 무시하고 능멸하는 것”이라며 이 본부장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사장의 출석보다는 MBC 상황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김 사장이)어디로 출장 갔는지는 기업 비밀이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 이사회에 출석해 의견을 보고한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이미 3주 전에 출석일자가 공지됐는데 사장이 나오지 않은 것은 방문진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김재철 청문회를 하자니까 노조 청문회를 하려고 하느냐”며 “자기 때문에 만들어진 자리인데 안 나오다니 오만하다”고 밝혔다.

 

 

방문진은 이날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다. 그러나 해임안 처리는 다음달 4일 김 사장을 출석시켜 의견을 들은 뒤 추가로 날짜를 잡기로 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