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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리즈=====/Noribang의 석간 경향

[번외] 실리지 않았던... 제 4의 사설.



오늘 40판 경향신문에는 통상적인 사설 3개가 실렸습니다. 

각각 개성공단 / 증세 / 아동시설 인권에 관한 문제를 다루었으며, 

해당되는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설] 개성공단의 불씨를 살려 나가려면 => 평화적 남북 관계를 위한 여지는 남겨야 한다는....

[사설] 증세문제 본격 논의할 때가 됐다 => 건강한 재원을 위한 증세의 배경과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사설] 아동양육시설 인권유린 실태 전면 조사하라  => 어린이날과도 연관될 수 있을지...


하지만 당일의 경향신문 사이트에는 작성은 되었지만

신문 지면 상에는 나오지 않았던 '제 4의 사설'도 등장하였습니다.


(Capture - www.khan.co.kr)


'제 4의 사설' - 삼성전자의 불산누출 사고 재발에 관한 내용을 다시 게재하여 음미하면서, 

당일 신문의 논설/편집을 담당하던 분들이 했을 만한 고민을 되짚어 봅니다.


내일은 비록 공휴일은 아니지만, 어린이가 휴일이든 아니든 항상 존중받기를 희망합니다. 

여름에 접어든다는 '입하'이자 어린이날인 내일, 행복하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사설] 유해화학물법 개정 시급성 일깨운 불산 사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공장에서 그제 또 불산 누출 사고가 일어나 작업자 3명이 다쳤다. 지난 1월 불산 누출 사고로 작업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던 곳과 같은 곳이다. 하청업체 작업자들이 일하다 다친 것도 석달 전과 같았다. 부상자들이 비교적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재발 방지 약속을 한 지 석달 만에 같은 공장에서 같은 유해가스 누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은 화학물질 관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작업자들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작업자들이 철거하던 탱크에 불산이 남아있는지 미리 확인만 했더라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는 것이다. 이 역시 안전불감증이 문제였다. 더욱이 공장 측은 사고가 경미하다며 사고 발생 3시간 만에 불산 누출 사실을 고용노동부와 경기도에 늑장 신고했다. 삼성전자와 같은 초일류기업에서 이런 일이 되풀이해서 일어난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유해물질 누출 사고와 늑장 신고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공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들어서만 하이닉스반도체 청주 공장은 염소가스, LG실트론 구미2공장은 불산, 질산, 초산이 새나가는 사고가 2번씩 일어났다. 대기업 공장에서 누출 사고가 재발하는 것도 문제지만, 사고 처리 과정에서 늑장 신고나 은폐·축소 의혹이 꼬리를 물고 제기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공장 측은 사안이 경미하다거나 초동조치를 하느라 신고가 늦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미덥지 않다. 제보를 받고 공무원들이 현장에 출동해서 확인하는 경우마저 있었다니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누출 사고에 대한 강력한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유독가스가 새나가면 해당 기업에 매출 10%까지 과징금을 매길 수 있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은 큰 의미가 있다. 개정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마저 나서 부담이 너무 과중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여기에 여권과 야권 일부가 동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 부담을 이유로 법안 자체가 무력화돼선 안될 일이다. 여야가 하루빨리 절충점을 찾아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유해물질을 다루는 업무는 하청을 주지 말고 회사가 직접 맡도록 하는 것도 사고 재발을 막는 대안일 수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