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 진상 반드시 밝혀야
선장과 주요 선원들이 살인죄로 기소됐지만 그들이 왜 승객에게 배 안에 머물게 해서 자력 탈출이나 구조의 기회마저 결과적으로 박탈해버렸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장에 처음 투입된 해경이 왜 선내에 진입해 승객의 탈출을 안내하고 돕는 일을 하지 않았는지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 밖에도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의혹이 국민을 엄청난 혼란에 빠뜨린 ‘학생 전원 구조’ 오보라고 할 수 있다. 배가 침몰하고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30분 이상 지속된 이 오보가 구조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구체적으로 규명된 바 없으나 실종자 구조 0명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감안할 때 반드시 진상이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결정적인 오보가 공영방송인 MBC에서 시작되고 재난주관방송인 KBS에 의해 더욱 확대재생산된 점이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학생 전원 구조 보도 경위’에 대한 자료를 받아 확인한 바에 따르면 MBC의 최초 오보 방송이 이루어진 때는 지난달 16일 오전 11시1분이다.
이는 단원고 교사가 경찰관으로부터 ‘학생 전원 구조’ 소식을 듣고 학부모에게 문자로 알렸다는 11시6분,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실이 교육청 출입기자에게 같은 내용의 문자를 발송한 11시9분보다 앞선 시점이다. 그동안 오보의 진원지로 지목됐던 단원고와 경기도교육청이 아니라 별도의 정보제공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KBS가 뒤늦게 오보 대열에 동참한 것은 또 무슨 일인가. KBS는 MBC를 필두로 YTN·채널A·뉴스Y·TV조선·SBS에 이어 11시8분 MBN 등이 마지막으로 오보를 내보낸 지 무려 18분이나 지나서, 그것도 SBS와 MBC가 정정보도까지 내보낸 뒤인 11시26분 뒤늦게 오보를 방송했다. 정정보도도 채널A·TV조선·MBN 등 종편보다도 늦은 11시33분에야 내보냈다. 오보마저 한참 뒷북을 친 셈이다.
공영방송과 재난주관방송이 단지 소문을 갖고 오보 경쟁을 했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오보의 진원지부터 밝힐 필요가 있다.
일반인의 작은 허위 사실 유포에도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하면서 그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오보에는 눈 감을 수 없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허위 정보가 도대체 어디서 왜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진상조차 규명하지 않는다면 그보다 불합리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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