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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정보+보도자료

'장애우‘, 그만 사용해주세요!

‘장애’보다 ‘차이’ 공감하면, 편견 '휘리릭~'
※이자료는 참언론대구시민연대가 진행중인 국가인권위원회 단체협력사업 <언론의 눈으로 본 인권>모니터 1팀(김승휘 이광희 정아영, 조은경 | 영남대언론정보학과)에서 조사한 것입니다. 정리는 박민영&허미옥입니다.
    참언론대구시민연대페이지

“아무 때나 울지마라, 자꾸 하면 습관된다, 거짓말 해 버릇 하지 마라, 자꾸 하며 습관된다.
도망치지 마라, 자꾸 하면 습관된다. 동생들은 말이야, 형의 뒷모습을 따라 살아, 넌 이 녀석이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길 바라냐?“ -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걸호(문재신)어록 중

 

▲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문재신 역의 걸호 사형

 

이미 종영된 프로그램이지만, KBS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이 남긴 주옥(?)같은 메시지들은 인터넷공간에서 각 인물의 ‘어록’으로 기록되어 끊임없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언론&인권팀에서 네 번째 주제로 <장애인 또는 장애우>용어 사용실태를 조사하면서, 성균관 유생 걸호(문재신)의 어록 중 일부를 부각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의 잘못된 언어습관을 버리지 않을 경우 후세대들은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에, 동생들에게 좋은 언어습관을 남겨주는 것은 형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장애자, 장애인, 장애우 vs 정상인(?)

3월 20일 한국경제신문 <홍성호 기자의 ‘말짱 글짱’ : 우리를 슬프게 하는 말들>세번째 코너에서는 장애자, 장애인, 장애우과 정상인, 비장애인 용어간의 복잡 다양한 관계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 한국경제신문 3월 20일 <홍성호 기자의 ‘말짱 글짱’>

 

“ ‘장애자’가 ‘장애인’으로 바뀐 데는 일부에서 줄기차게 제기한 ‘놈 자(者)’에 대한 거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홍성호 기자는 “1989년 전부 개정된 ‘장애인 복지법’이 제정되면서 ‘장애자’를 대체한 ‘장애인’이 법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복지나 인권에 대한 개념이 약했던 예전에 ‘장애인’에 대응하는 말로 언론에서는 ‘정상인’이 사용되면서 장애관련 단체에서 ‘잘못된 장애관련 용어의 대표적 경우’라고 지적했었습니다.

장애단체의 주장은 “장애인은 단지 불편한 사람일 뿐 비정상적이진 않다는 점이며, ‘정상인’이란 말 속에는 장애인을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여기는 편견”이 담겨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장애인’의 사전적 의미인 “신체의 일부에 장애가 있거나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에 대응하는 말은 ‘비장애인’으로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또 다른 용어인 ‘장애우’가 나타나게 됩니다. 홍 기자의 주장에 따르면 “‘장애우’는 ‘장애인’에 좀 더 친근한 어감을 위해 ‘벗 우(友)‘를 넣어 만들어졌지만 다른 사람이 ’장애인‘을 가리켜 말할 때만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쓰음새가 매우 제한적이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언론이여, ‘장애우’ 쓰지 말자 …법적 용어 아니다!!

 

 

최근에는 ‘장애우’를 사용하지 말자는 주장이 일고 있습니다. 2008년 (사)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장애인이라는 용어는 법적 용어이며, 장애우라는 용어는 장애인권익문제연구소에서 만든 신조어로서 장애인 단체는 이 용어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장애우’라는 용어는 장애인 인식에 있어서도 친구가 필요하고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로 전락한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며, 동년배가 아닌 일반 용어에서 친구라는 용어는 통상적이지 않다”며 “장애인들이 이런 이유에서 장애우라는 용어를 듣기 싫어한다”며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지적한 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비슷한 문제제기는 대구에서도 있었습니다. <매일신문>독자위원이자 대구장애인연맹 육성완대표는 2010년 3월 17일 <온라인 독자위원회>를 통해 “'장애우‘보다 ’장애인‘사용이 바람직”하다며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데요.

▲ <매일신문>3월 17일 온라인독자위원회

 

“’ 장애우‘는 법적 용어도 아니다. 또한 비장애인을 위한 말이다. 예를 들어 어느 장애인이 자신을 소개하면서 ’나는 장애우입니다‘라고 했을 때, ’나는 장애인 친구입니다‘라고 해석되며 이는 자기가 자기의 친구라니 말이 되지 않는 즉, 비장애인들만이 쓸 수 있는 말”이라는 의견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장애인’이라는 용어는 등록되어 있고, 법적용어 즉 ‘장애인복지법’,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이 사용되고 있지만, ‘장애우’라는 용어는 사전에도 없고, 법적용어도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역신문 및 대구시 조례 | ‘장애인·장애우’ 같은 기사·조례에서 두 용어 함께 사용

 

 

그 래서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인권&언론>팀에서 지역신문의 장애인, 장애우 용어사용실태를 조사해봤습니다. 모니터대상은 매일신문, 영남일보, 경북일보, 대구일보 등 2010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우선지원 대상 신문이었고, 모니터기간은 대구장애인연맹 육성완 대표가 ‘장애우 대신 장애인’이라며 <매일신문>온라인 독자위원회에 문제 제기했던 이후(3월 17일)에서 10월 30일까지였습니다.

단 <경북일보>는 모니터결과 자료 분석과정에 오류가 생겨 결과에서 제외했습니다.

결과를 보면 우려했던 것과 달리 지역신문은 장애우 보다는 장애인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 장애인 + 장애우 사용 사례 및 유형 분류 (단위 : 건수)

 

각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 '장애인' '장애우' 용어를 검색한 결과 <매일신문>, <영남일보>, <대구일보>는 각각 471건, 495건, 36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는데요, 이중 '장애인'이란 용어를 사용한 사례는 각각 93.4%(440건), 96.4%(477건), 94.6%(348건)였습니다.

하지만 사례수는 작지만 ‘장애우’를 사용한 경우도 있었고, 더 큰 문제는 ‘장애인’과 ‘장애우’를 혼용한 기사도 있었다는 점입니다.

예를들어 <매일신문>9월 29일 <특수학급 유치원 장애인 시설 대구 최하위>에서는 제목에 ‘장애인’을, 본문에는 ‘장애우’를, <영남일보>10월 25일 <장애우와 함께 한 콘서트 ‘perhaps Love'>에는 기사 제목에는 ’장애우‘를 기사 본문에는 ’장애인‘을 사용하는 등 용어 자체가 혼재되어 사용된 기사도 있었습니다.


▲ <매일신문>9월 20일/<영남일보>10월 25일

 

적 절하지 않은 용어 ‘장애자’, ‘장애우’는 언론뿐만 아니라 대구시 조례에도 사용되고 있어서 관련기관에서 ‘검토 및 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일 <인권조례 만들기 위한 대구지역 활동가 초청 설명회>에서 제출된 <장애인권 관련 대구광역시 자치법규 검토의견>에 따르면 대구시 장애인복지관 설치 및 운영조례와 대구시 보행권 확보와 보행환경 개선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각각 4조와 2조에 사용된 ‘장애자’와 ‘장애우’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대구시 장애인복지관설립 및 운영조례 4조에도 ‘장애자'와 ‘장애인’이 혼재되어 사용되기도 했는데요. 대구인권사무소 장애인권친화적 자치법규 연구팀은 이에 대해 ‘장애인’으로 수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 대구인권사무소 장애인권친화적 자치법규 연구팀 (2010년 9월 2일)

 

 

‘장애’보다는 ‘차이’에 공감한다면

  10 월 29일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언론&인권>모니터팀은 대구장애인연맹 육성완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육 대표는 ‘장애인’과 ‘장애우’의 용어 차이, ‘장애인을 분류하는 정확한 용어’, 영어권과 한국, 일본 등의 장애인제도, 장애인을 배려한다고 만든 ‘장애인특례법’의 정책적 한계에 대해 상세 ‘장애인의 구분’등 그동안 잘 몰랐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었습니다.

복잡 다양한 사례와 용어, 장애인 정책 등을 제시한 육 대표는 간담회 끝 부분에 굳이 신체의 기능에 결함이 있는 사람들을 ‘장애인’이라고 구분지어서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습니다. 즉 ‘장애인’ 육성완씨가 아니라 육성완씨라고 불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입니다.

▲ <한겨레21>829호편집장 칼럼 만리재 <장애 또는 차이>(2010년 10월 4일)

 

 

< 한겨레21>박용현 편집장도 동일한 맥락의 주장을 펼친 바 있습니다. <한겨레21>829호(2010년 10월 4일) 편집장 칼럼 만리재 <장애 또는 차이>에서 박 편집장은 “장애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TO) 정의에 따르면 ‘장애란 개개인의 신체적 특징과 그가 살아가는 사회의 특성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적인 현상’”이라며 “‘신체의 기능·구조상 결함’, ‘물리적 행동에 제약을 받는 상태’뿐만 아니라 ‘사회참여에 제약은 받는 상황’”까지 포함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즉 “장애는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에게 익숙한 장애인, 그러니깐 휠체어를 사용해야 한다든가 감각기관이 남들보다 덜 민감한 사람들도 일상생활을 제대로 향유할 수 있을 만큼 각종 인프라가 갖춰지고 타인의 편견이 사그라 든다면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인셈”이라며 “장애인의 권리를 옹호하는 어떤 이들은 휠체어를 사용해야 한다든가 감각기관이 남들보다 덜 민감한 것을 ‘장애’로 낙인찍지 말고 그냥 ‘차이’로 부르자”는 주장을 옮겨놓았는데요.

한편 박 편집장은 “장애의 영역을 ‘일상생활을 향유하는데 문제가 있는 경우’를 포함한다면, 나 자신도 WTO의 정의상 장애를 겪고 있는지 모른다. 타인과 쉽게 친밀해지지 못하고, 자주 신경질적인 감정 표출을 하며, 힘겨운 상황을 도피하려는 성향도 보인데다(중략)”며 “장애와 비장애는 내 안에 매우 혼란스럽게 뒤 섞여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우리가 ‘장애’라는 말보다 ‘차이’라는 말에 더 공감하게 된다면, 서로 그 차이를 존중하거나 줄여나가는 노력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피부색이 다른 사람을 친구로 맞이하고,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을 위해 세금을 더 내고, 나이가 어린 사람을 측은지심으로 살피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칼럼을 맺었는데요.

명쾌한 결론이었습니다. 장애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감성이 비장애인들이 자신들을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하고, 그들이 ‘호의’를 가지고 한 행동에 불편한 경우도 많다고 하던데요. ‘장애’라는 용어를 이리저리 바꾸는 것 보다 ‘차이’라는 점에 공감하면서,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법제도뿐만 아니라 정책적 방침을 마련하는 것.

“아무 때나 울지마라, 자꾸 하면 습관된다, 거짓말 해 버릇 하지 마라, 자꾸 하며 습관된다. 도망치지 마라, 자꾸 하면 습관된다. 동생들은 말이야, 형의 뒷모습을 따라 살아, 넌 이 녀석이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길 바라냐?“ 는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걸호 사형(문재신)의 어록에 한마디 덧붙입니다.

“‘장애’라는 말보다 ‘차이’라는 말에 더 공감해라. 서로 그 차이를 존중하거나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게 된다. 자꾸 하면 습관 된다. 동생들은 말이야, 형의 뒷 모습을 따라 살아”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언론&인권>모니터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