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디어 뉴스

[지금 SNS에선]EBS 다큐 ‘민주주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정부의 신공항 건설 백지화 등 지난주 일어난 나라 안팎의 굵직한 사건에 비해 교육방송(EBS)의 다큐 <민주주의>를 놓고 벌어진 논쟁은 사소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악화일로인 양극화 문제를 생각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생산적으로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5부작 EBS 다큐프라임 <민주주의>가 방영된 것은 지난 5. 프로그램에 따르면 민주주의는 시민에 의한 정치이고, 정치는 자원의 권위적 배분이다. 이를 합치면 민주주의는 시민에 의한 자원의 권위적 배분이 된다. 민주주의를 통해 자본주의 체제에서 발생하는 각종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요지이다. 제작진은 노엄 촘스키(미국), 토마 피케티(프랑스) 등 해외 석학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국내외 풍부한 사례를 제시했다.

 

프로그램이 편파적이라고 처음 문제를 제기한 곳은 자유경제원이었다. 자유경제원은 토론회를 열어 민주주의로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시민의 권력을 이용해 개인의 재산을 빼앗아 재분배하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벌의 이익단체 격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설립한 자유경제원은 지난해 역사 교과서 논란 때 정부의 국정화 정책을 지지했다. 자유경제원이 운을 떼자 서남수 EBS 이사장이 거들었다. 박근혜 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을 지낸 서 이사장은 이 프로그램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며 제작 프로듀서의 개인적 성향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작진과 EBS노조 측은 반발했다. 노조는 군사정부 시절 보도 지침을 연상케 하는 단어들이 2016년 공영방송 EBS에서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쟁이 가열되자 블로그와 트위터 등에 <민주주의> 시청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칠 수 있는 최고의 스토리텔링”, “재미있지만 씁쓸하다”, “우연히 보는데 멈출 수가 없네. <복면가왕> 보려고 TV 켰는데등의 칭찬이 있는가 하면 타인 재산 약탈이 민주주의냐”, “아이들을 가르치는 EBS만큼은 국영화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프로그램 내용이 궁금하지 않은가. <민주주의> 전편은 EBS 홈페이지에서, 축약본은 포털 사이트 등에서 볼 수 있다.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