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57일째를 맞은 26일 MBC 예능본부 부장들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또다시 집단으로 보직을 사퇴했다. <무한도전>이 8주째 결방된 가운데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세바퀴> <놀러와> <황금어장> 등도 방송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MBC 노조는 이날 파업특보를 통해 “권석 예능1부장, 조희진 예능2부장, 사화경 예능3부장, 이민호 기획제작2부장 등이 사내 인트라넷에서 사장과 방문진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 문제 해결에 아무런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보직을 사퇴하고 평PD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직사퇴 성명서에서 “(파업 후 제작 현장을 지켜왔던 것은) 예능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함이었다”며 “사장도 방문진도 진심 어린 노력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예능 부장들은 더 이상 자리를 유지하는 것에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 사퇴 이유를 말했다.
앞서 편성국 김학영 편성기획부장과 광고국 진종재 광고영업부장도 보직을 내놨다.
노조는 “김 사장은 보직부장들의 충정을 이해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들이 마치 자신의 체제를 옹호하고 수호하는 것으로 호도하고 이용하는 비열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 “김재철 사장은 파업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인 <우리들의 일밤>을 외주로 넘겨 지난 18일 시청률이 1.7%를 기록하는 등 스스로 경쟁력을 붕괴시켰다”며 “이제 보직 부장도 1년 계약직으로 뽑겠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MBC 역사상 예능 보직부장들이 집단으로 보직을 사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BC 총파업으로 지금까지 보직을 사퇴한 간부급은 부국장과 보직 부장, 앵커 등 30여 명에 달한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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