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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

2011 한해 미디어 주요 이슈

 올해 2011년엔 종편 출범, KBS 수신료 인상, 민영미디어렙 도입, 지상파 다채널 방송 검토, 스마트TV 등장 등 미디어 업계의 굵직한 현안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들 현안은 대부분 규제완화라는 큰 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디어 업계 경쟁심화로 인한 시장 혼탁과 미디어 생태계 교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이들 현안이 밀접하게 얽혀 상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책 결과에 따라 미디어 업계의 지형이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의미든 2011년은 ‘미디어 빅뱅’의 한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종편·다채널방송 등장으로 미디어업계 혼란
 

보수언론에 대한 특혜 시비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종합편성방송채널이 이르면 올해 하반기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미디어업계에서는 종편을 ‘업계의 재앙’으로 여기고 있다. 지상파 방송 1곳의 한해 제작비만 3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자본금 3000억의 종편에게 경쟁력을 기대하기 애초에 무리다. 방송계에서는 ‘다수 사업자 출현으로 경영난 가중-광고 덤핑 등 제살 깍아먹기 경쟁-방송사업자 수익 하락 및 도산업체 등장-인수합병 바람’의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지상파 다채널방송(MMS) 도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압축기술의 발달로 여유 주파수가 생기는데 이를 어떤 사업자에게 배정하느냐에 따라 미디어 지형이 바뀔 수 있다. KBS는 공영방송의 자격으로 추가 주파수 대역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KBS3TV, KBS4TV가 등장할 수도 있다. 반면, 종편사업자 등 케이블TV 업계는 정해진 광고물량 때문에 지상파 채널의 추가 등장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KBS 수신료 인상안 국회 통과하나
 KBS 수신료 인상은 소비자입장에서 보면 준조세 부담의 증가지만 종편 등 미디어업계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신료 인상은 KBS의 오랜 숙원사업이었으며 인상에 대해 일부 타당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KBS가 현 정권 들어 ‘정부의 나팔수’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프로그램 정상화 전에는 수신료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졌다.
 수신료 인상의 배경에는 ‘종편 먹을거리 챙겨주기’란 시각이 많다. 수신료를 인상하고 KBS2TV 광고를 폐지함으로써 그만큼의 광고물량을 종편에 배정하겠다는 정부 여당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대로 현행 2500원 수신료를 6000원으로 올리고 광고를 폐지하려던 KBS의 계획은 무산됐고 결국 35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이 지난해 11월 KBS 이사회를 통과했다. 방통위는 이 안의 적절성을 검토해 의견을 덧붙여 1월중 국회에 넘길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안은 정부와 여야, 시민사회단체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안이기 때문에 통과가능성이 높지 않다. 종편사업자인 조선·중앙·동아일보 역시 KBS가 광고는 놔두고 수신료만 올리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안이 부결되면 재논의 과정을 거쳐야하지만 총선이 얼마남지 않아 사실상 수신료 인상은 이명박정권 아래에서는 물건너 갈 가능성이 있다.

#민영미디어렙 도입 등 광고규제 대폭 완화
 방통위는 올해 대대적인 광고규제 완화를 예고했다. 간접광고와 제작협찬 규제 완화, 전문의약품 및 샘물 등 광고금지 품목 허용, 중간광고 제도 개선, 민영 미디어렙(광고판매회사) 허가, 스마트폰 광고 생태계 조성 등이 주요 정책과제다. 방통위는 이런 규제 완화를 통해 2010년 8조2000억원 수준인 광고시장을 2015년까지 13조원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중에서 미디어업계에 가장 파장이 큰 정책은 민영미디어렙의 도입이다. 국영 미디어렙의 독점 체제가 위헌판결을 받은 만큼 민영 미디어렙의 도입은 시간 문제였다. 다만 1공영 1민영 체제로 갈지, 1공영 다민영 체제로 갈지에 따라 미디어광고시장의 지형이 크게 바뀌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종편사업자가 미디어렙을 하나씩 설립해 직접 광고영업을 하게 될 경우, 방송광고시장이 무한경쟁체제로 가게 되어 작은 규모의 방송채널사업자(PP)가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
 민영 미디어렙은 이르면 2월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지만 KBS 수신료 인상 등 쟁점사안과 연동되어 있어 처리가 불투명하다. 그러나 조중동에서 강력히 요구하는 사안이어서 어떤식으로든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의약품 광고 허용은 국민건강을 볼모로 종편에 먹을거리를 준다는 비판이 거세고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도 조건부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어 도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마트TV 등장, 방송시장 지형 바꾸나.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라디오에 나와 “방송통신융합이 되면서 더이상 칸막이를 칠 수 없다”며 “스마트TV가 내년부터 상용화되는데 종편채널은 시대에 뒤떨어졌고 트렌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편 선정에 앞장섰던 한나라당 의원마저 스마트TV가 올해 대세가 될 것으로 본 것이다.
 스마트TV는 쉽게 말하자면 ‘TV의 컴퓨터화’다. TV를 통해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인터넷 기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보는 TV’에서 ‘즐기는 TV’로 컨셉트가 바뀌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TV가 올해 방송시장의 핵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스마트TV의 세계 보급대수는 올해 4000만대에서 2014년 1억80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TV와 구글TV가 이미 초기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6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쇼(CES 2011)에 스마트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TV가 인기를 얻을수록 기존 방송매체, 특히 종편 등 케이블TV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준일 기자 ant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