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 시리즈=====/Noribang의 석간 경향

35. 기자란... 재미있는 호주사(好酒士) Vs. 괴롭히는 형사(刑事)



 (경향신문 정지윤 기자 촬영본 - 왼쪽이 황정민, 오른쪽은 김제동)

“어떤 날은 희한하게 관객과 죽이 잘 맞아서 가는 날이 있는 반면, 
또 어떤 날은 관객들이 다 기자나 평론가 같은 날이 있어. 

내가 요즘 찍고 있는 영화가 <모비딕>인데 여기서 기자 역을 맡았거든. 
한 신문사에 가서 수습생활을 했는데 기자들 되게 딱딱하더라고. 

사회부에도 1주일 정도 있어 봤는데 사회부 기자들은 자기가 형사인 줄 알아. 
그래도 일 끝나고 저녁에 함께 갖는 술자리는 참 맑고 재미있더라고.”



오랜만에 나온 <김제동의 '똑똑똑'>에 등장한
황정민 씨의 이야기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저번에 '정 모' 전 한국방송 사장이나 '유 모' 문화부 장관과 만났을 때와는 달리, 
황정민 배우께서 나오니, 아직 경향닷컴에는 댓글이 없습니다.
비록 <“영화판은 늘 한쪽으로 너무 쏠려, 난 그게 짜증 나”> 라는 제목은
내용이 만만치 않게 편집되었음을 암시하기는 하지만... ^^


어쨌든 황정민 씨는 '사회부 기자들은 자기가 형사인 줄 안다'고 하셨네요.
배우라는 직업에 관련해서 일시적으로 한 일이었고,
어떤 신문사에서 수습 생활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바쁜 생활에 정신적으로 상당히 고달프셨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경향신문의 경우, 사회부를 비롯한 여러 기자분들이
업무에 있어서만큼은 상당히 딱딱한 정신을 유지하려 노력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편집 과정에서 좀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기사에서도 그런 느낌을 간간이 받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아무래도 날카로운 시각과 비판 정신(≒형사식 취조?!)을 의식적으로 지키지 않는다면,
언론에 대해 노련하고도 친절한 정보를 오랫동안 제공해 왔던
각종 기관/기업의 시각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기 쉽다는 이유라고 하네요.


'맑고 재미있다는' 저녁의 술자리는 잘 겪어보지 않아서 말하기 어렵지만,
아무쪼록 주간에 겪은 일과 즐거움/아쉬움 등이 잘 버무려져서
고단한 마음을 잠시나마-부드럽고 솔직하게 풀어내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참고 : 경향신문 사회부 24시 - [수습기자들이 들어왔습니다]


(분야는 다르지만) 격무로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일지를 써야 했던 몇 달 전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이 자리를 빌어, 안타까운 마음으로 수습기자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황정민 씨는, 좋은 배우는 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기자도 착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ㅎㅎ  





강의 모래밭과 여울에서 노는 아이들. 한탄강댐 이후로도 이 곳이 남아날 지... ㅜㅜ @Nori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