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 숭정전 앞에서 바라본 경향신문사옥입니다.
Noribang 인사드립니다.
만약 왕이 숭정전 앞에 서서 저 건물을 바라보았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괜찮은 왕이라면 세월의 때를 입은 흰 건물에 다시 칠을 하도록 명할 수도 있겠고,
고약한 왕이라면 '고맙습니다! 경향신문은 국민 편입니다'라는 현수막을 치우도록 병력을 보낼 지도 모르지요.
아마 대한민국이 군주제 국가로 남고, 왕실 모욕죄가 살아 있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보는 신문지면의 구성은 상당히 달라졌으리라는 생각입니다.
아, 요즘 들어서도 그런 흔적을 틈틈이 보게 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요.
지리적으로 도심에 있는 중앙 일간지의 사옥 위치를 보면,
1) 북악산-경복궁-덕수궁-남대문 축과 이어지는
한국일보, 조선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스포츠투데이...
2) 인왕산-경희궁-서대문-서소문 축과 연결되는
경향신문, 내일신문, 문화일보, 중앙일보, 세계일보, 한국경제...
두 축은 대강 서울역에서 만나게 됩니다.
(위치 정보는 구글 지도 - maps.google.com을 참고했습니다)
물론, 중앙 일간지들은 대체로 서울 도심에 사옥을 두고 있다는 식으로 평범하게 말할 수도 있고,
다른 식으로 지리적인 특성을 묶거나 분리할 수도 있겠지만,
각 언론사들이 어떤 식으로 - 교통의 편리성, 정보 접근성 등의 요소를 고려해서 입지했는가는
간단한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지 않나 합니다.
(예컨대, 한국일보는 북악산과 가깝고, 조선일보는 정부 청사와 가깝다는 점을 떠올려 봅니다)
그렇다면 경향신문사는 과연 무엇을 보고 그 곳에 입지했을까요?
처음에는 천주교에 부속된 신문사로, 서울시청 부근의 소공동에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정동/서대문 경계선에 있는 사옥에는 어떤 사연이 있었을지...
(지금도 천주교에는 '경향잡지'라는 이름으로 예전 京鄕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Noribang 인사드립니다.
토요일 오후의 하늘은 시리도록 파란데,
마음은 상당히 무거운 하루입니다.
경향닷컴 디지털뉴스에 올라오는 가십성 기사들에 대한 아쉬움도 있고,
갈 수록 늘어나는 황당한 댓글들 - 주로 언론의 중립성을 들먹이며 사실 관계까지 박대하는 말에 대해 내는 화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제는 연휴가 끝나고 다시 세상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 크겠지요.
위에서 올린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읽을 거리를 하나 첨부합니다.
5년 전에 쓰인 글이지만, 지금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미로같은 경향신문 사옥의 구조와, 거기에 얽힌 역사에 감탄하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경향신문에 문화관광호텔이 있었다? >
그러면 다음에 뵙기로 하겠습니다.
9월의 마지막 주말, 안녕히 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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