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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

KBS 간판 앵커들 릴레이 1인시위

KBS 간판 앵커들 릴레이 1인시위




KBS 기자협회가 나흘째 제작을 거부한 22일 뉴스 프로그램 앵커들의 1인시위가 이어졌다. KBS 메인 뉴스인 <뉴스9>의 최영철 앵커와 <아침뉴스타임> 양영은 앵커 등은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꼭두각시 길환영 사장 물러나라’고 쓴 팻말을 들고 1시간씩 릴레이 1인시위를 했다. 



최 앵커는 오후 1시 1인시위를 시작하면서 “9시 뉴스에 차질이 생겨 송구스럽다”며 “KBS를 살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싶은 저의 마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양 앵커는 “광화문에 서리라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너무 착잡했다”며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구나라는 생각뿐이었고 더 이상 나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의 언론전공 대학교수 144명은 이날 ‘공영방송 KBS 사태에 대한 언론학자들의 입장’을 발표하며 길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공영방송 KBS가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청와대 방송으로 전락한 본질적 원인은 정치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KBS의 지배구조에 있다”며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 개혁 없이는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길 사장은 좌파노조 운운하며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색깔론을 입히며 버티고 있다”며 “우리는 KBS 구성원들의 자기 반성과 사장 퇴진 요구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사퇴하면서 길 사장의 보도 개입을 폭로해 촉발된 KBS 사태는 22일로 2주째를 맞이했다. 길 사장의 퇴진 요구는 보도국을 시작으로, PD·기술·경영 등 모든 직군과 해외 특파원, 지역 방송국 간부들에게까지 번져가고 있다. 이날도 본사 홍보실 팀장 2명이 보직을 사퇴했다. 



지난 19일부터 기자협회가 제작을 거부하며 시작된 뉴스 파행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3일에는 PD협회가 하루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KBS의 두 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다음주 초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KBS 이사회는 오는 26일 길 사장 해임안을 상정해 논의한다. 길 사장에 대해 KBS 구성원 대다수가 등을 돌린 상황이지만, 이사 11명 중 7명이 여당 추천이어서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길 사장은 지난 19일 기자회견과 21일 사내 특별담화를 통해 물러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길 사장과 대다수 직원들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KBS 사태는 다음주 파업을 고비로 중대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범준 기자 seirot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