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승호, 폭력, 그리고 ‘공범자들’ 최승호를 처음 만난 건, 거의 20년 전 내가 핏덩어리 조연출이던 때였다. 그때 그는 「PD수첩」을 만드는 평PD였는데, 재벌의 족벌경영이나 교회 세습 같은 주제를 열심히 다루는 ‘교양PD의 전형’ 같은 선배였다. 프로그램을 완성하고 난 후의 뒤풀이 자리에서 멀쩡하게 생긴 PD가 엽기적인 막춤을 출 수도 있다는 데 놀라며, 여의도 어느 노래방에서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날을 나는 어제 일처럼 기억한다. 좋은 날들이었다. 그러나 길지 않았고 MBC에는 암흑시대가 왔다. 해고당한 최승호는 얼마 후 “뉴스타파에 가기로 했다”란 말을 남기고 여의도에서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영화 시사회장에서 오랜만에 최승호를 다시 만났다. 영화가 시작되자 몇 년 전의 강렬한 기억들이 소환되었다. 영화에 등장한 전 M.. 더보기 이전 1 ··· 216 217 218 219 220 221 222 ··· 30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