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칼럼]‘기레기’를 위한 변명 지인들 중 기자가 있는 사람들은 너무도 잘 알 것이다. 기자들은 대체로 공손하지 않고, 얌전하던 사람도 기자가 되면 제법 대담해진다. 나를 ‘형님’이라고 부르던 어느 후배는 기자가 된 후 갑자기 나를 ‘선배’ 혹은 ‘박 선배’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늦은 밤에도 느닷없이 전화하기를 꺼리지 않는다. 기자들은 민의(民意)에 의해 선출된 적이 없어도 기자증 하나 목에 걸고 정부부처를 출입하고, 고시에 합격한 적이 없어도 정책을 난도질하며, 그 흔한 학위 하나 없이도 세상 만물에 대해 오지랖이 넓음을 자랑할 수 있다. 언론을 입법·사법·행정에 뒤이은 ‘제4부’라 부르는 것도 아마 자신들이 지어낸 말일지 모른다. 그래서 이들을 미워하는 것은 매우 손쉬운 일이다. 사실이야 어찌 됐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자는 관.. 더보기 이전 1 ··· 267 268 269 270 271 272 273 ··· 30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