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이브 엔슬러의 암 분노는 병이자 약이다. 반복되는 분노는 오장육부 곳곳에 곰팡이처럼 흡착되어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되지만, 때로 분노는 삶을 지탱하는 약이 되기도 한다. 치열하고 전투적인 삶일수록 분노가 힘이 된다. <인빅터스>에서 럭비팀 주장 프랑수아가 내일의 경기를 앞두고 '앵그리한 상태'가 무뎌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그칠 때, 분노는 약이자 힘이다. 누구보다 세상을 치열하고 전투적으로 살아 온 이브 엔슬러에게도 분노는 삶을 추동해 온 힘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브 엔슬러.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통해 여성성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높인 극작가. 책상 앞에 앉아서 글만 쓰지 않고, 세상을 뛰어다니며 여성에 대한 폭력에 맞서는 사회 활동을 전개하면서 '앵그리한 상태'를 유지해 왔다. 그녀가 초석을 놓은 V-데이 운동.. 더보기 이전 1 ··· 2890 2891 2892 2893 2894 2895 2896 ··· 30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