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세상]징벌을 더하는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강화할 수 없다 우리는 말의 효력에 민감한 사람들이다. 말이 씨가 되고,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고 한다. 심지어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 그래서 그런지 말하기에 대한 경계가 지엄하다. 발언의 효력을 알기에 엄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믿는 듯하다. 말하기에 대한 경계는 민주공화국에도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진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는 형법을 가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민주정이다. 개인에 대한 모욕에도 국가가 개입해서 처벌한다. 선거기간 중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나 그의 가족을 비방하는 경우에도 처벌한다. 발언에 대한 형사처벌 범위가 넓은 것도 문제지만, 발언의 해악을 따져 범죄로 볼 것인지 결정하는 법리가 당혹스러울 정도로 혼잡하고 모호하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형법상의 명예훼손 법리를 적용하고..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30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