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길에서]유통공룡의 위기 권력이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로 넘어간 것은 우연이자 필연이었다. 앨빈 토플러(1928~2016)에 따르면 발단은 제품에 붙은 막대 모양의 검고 흰 줄무늬(바코드)였다. 1960년대 중반 미국의 슈퍼마켓 업자들은 식료품 제조사와 위원회를 구성하고 당시 최고의 컴퓨터업체 IBM과 회의를 열었다. 슈퍼마켓 계산대 앞에 길게 늘어선 고객의 줄을 짧게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결론은 상품을 코드화하고 컴퓨터가 이를 자동으로 읽게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만국 제품 코드’라 불리는 바코드가 등장했다. 바코드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점원의 계산 실수가 사라지고 고객이 계산대 앞에 머무르는 시간도 단축됐다. 하지만 정작 바코드의 가공할 위력은 다른 곳에 있었다. 그즈음 미국의 평균적인 슈퍼마.. 더보기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 30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