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세상]집회와 시위의 민족
우리 이제 집회의 민족이라고 하자. 흥이 많아 놀기도 잘하고, 성질이 급해 배달도 잘하지만, 역시 우리는 시위에 능하다. 뜻이 유사한 사람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면서, 서로 의지를 확인하며 행동하기를 좋아한다. 무려 일주일 사이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서 거대 집회 세 개를 가뿐히 치르고, 월요일이면 일상으로 돌아와 다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집회와 시위의 민족답게 이참에 원망의 민족이니 거짓말의 종족이니 하는 수동적이며, 부정적인 자기 암시를 털어내자. 만민공동회부터 3·1운동, 4·19혁명, 5·18운동, 6월항쟁, 촛불행동, 그리고 지난주까지 이어진 집합적 의지의 표출을 돌이켜 보면, 단순히 열정이나 원망 또는 어떤 책략으로 환원할 수 없는 진득함이 우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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