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세상]불편부당하게 요구하기 피리 한 개를 두고 다투는 세 아이가 있다. 첫째 아이는 자신만이 피리를 불 수 있다고 말하고, 그래서 자기가 피리를 갖는 게 좋겠다고 주장한다. 둘째는 다른 아이들은 부자이고 장난감이 많지만, 자신만 장난감이 없다며 피리를 요구한다. 셋째 아이는 ‘그 피리를 만든 이가 바로 나’라고 말한다. 만든 사람이 가져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누가 피리를 가져야 할까? 아마르티아 센이 쓴 란 책에 나오는 우화다. 얘기의 요점은 세 아이의 주장은 각자에게 유리하지만, 이유를 보면 각자 나름 합당하다는 것이다. 세 이유 모두 자의적이지도, 편향적이지도 않다. 센은 이 요점을 밀고 나가 결국 정의란 ‘흠잡을 데 없이 공정한 제도’를 통해 이룩할 수 있다기보다 ‘산만하지만 합당한 주장들을 놓고 이뤄지는 공적 토론’으로 도.. 더보기 이전 1 ··· 78 79 80 81 82 83 84 ··· 3002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