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공적책임’은 거의 낙제점… “재승인 정해놓고 채점한 심사”
17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종합편성채널 3사에 대한 총점은 재승인 거부의 기준점인 650점을 크게 웃돌았다.
방통위의 최종 의결은 19일로 보류됐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종편 재승인 심사위원회가 내린 항목당 평가점수는 ‘미리 내린 결론에 억지로 짜맞춘 심사’라는 말까지 나온다.
시민단체와 야당은 “대다수 시청자와 언론학자, 현업 언론인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로, 합격자를 모두 내정한 채 채점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종편 3사는 주요 심사항목인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230점)’에서 과락 기준인 50%를 겨우 넘겼다. TV조선 131.19점, JTBC 141.38점, 채널A 127.21점으로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각각 57점, 61.5점, 55.3점이다. 종편들이 그동안 ‘막말 방송’ ‘편파 방송’으로 비판받아온 점을 의식해 심사위도 차마 방송의 품격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한 것이다.
‘재정과 기술적 능력(80점)’ 평가에서도 59~61% 수준(TV조선 47.28점, JTBC 48.96점, 채널A 47.2점)으로 재승인 기준점(65%)을 넘지 못했다. 종편이 승인 심사 이후 승인장 교부 시점까지 평균 25% 정도 주주 구성이 바뀌고,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것을 감안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반면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 및 제작계획의 적절성(160점)’ 평가에서는 64~74% 수준(TV조선 103.18점, JTBC 119.59, 채널A 108점)으로 모두 재승인 기준점 이상을 받았다. 이는 종편이 지난해 9~10월 새롭게 제출한 사업이행계획서를 기준으로 평가한 것으로, 올해 3월 이후의 계획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막말 방송’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재정과 기술력 평가에서도 낙제점을 받은 종편의 미래에 대해 뭘 근거로 높은 점수를 줬는지 의구심이 가는 대목이다. 공정성과 재정·기술력 평가에서 까먹은 점수를 만회시켜주기 위한 의도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방통위는 2013년 8월 종편 4개사에 대해 “2012년 콘텐츠 투자계획 중 미이행된 금액과 2013년 계획한 투자금액을 이행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종편사들은 이를 모두 거부해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시정명령 횟수와 시정명령에 대한 불이행 사례에 대한 감점은 4점에 불과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방통위는 애초 퇴출 가능성이 없는, 과락을 면하기 위한 전제 장치들을 마련해놓고 심사위원회를 운영했다”며 “정부와 방통위가 미리 정한 계획에 따라 나온 결론”이라고 비판했다.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종편국민감시단은 “종편 재승인 절차는 최소한의 규제 질서도 반영되지 않는, 종편이 ‘정권의 도구’임을 공히 밝히는 것일 뿐”이라며 “ ‘사회악’ 종편 퇴출을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종편 재승인 의결 과정에서는 ‘깜깜이 심사’로 대변되는 절차상의 문제도 제기됐다.
야당 추천 김충식 부위원장은 “종편·보도PP 재승인 심사 결과를 (회의) 10분 전에 받았다”면서 “방통위 사무국이 상임위원들을 거수기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미디어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 대통령, 김연아 닮은 완판녀" "안철수, 철수야 놀자 생각 나" (0) | 2014.03.19 |
---|---|
종편 사실상 재승인… 방통위 '면죄부 심사' (0) | 2014.03.19 |
"종편과 이해관계 얽힌 심사위원들, 객관성 보장 못 해" (0) | 2014.03.12 |
이남기 전 홍보수석, 스카이라이프 사장 내정… '보은 인사' 논란 (0) | 2014.03.12 |
승승장구 권재홍·이진숙… MBC, 도로 '김재철 체제' (0) | 2014.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