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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옴부즈만

[사설]종편 논리 대변한 최성준 방통위원장 후보자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났지만 자격 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다. 판사 출신의 최 후보자는 방송·통신 분야의 문외한이나 다름없어 일찌감치 전문성에 의문이 제기됐던 터다. 청문회 과정에 탈세 문제가 불거져 도덕성에도 큰 흠결을 남겼다. 더구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방송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하니 기본 자질이 의심될 정도다. 민간방송의 편성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종편 특유의 논리 그대로다. 이래서야 방통위원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최 후보자의 결격사유는 한둘이 아니다. 방통위원장이 갖춰야 할 전문성은 고사하고 과거 법관 시절의 편향성 시비와 탈세 문제는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그는 법관 재직 중 소득·증여세를 내지 않았다가 청문회 준비 과정에 ‘지각 납부’한 사실이 들통났다. 그는 “이전에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송구스럽다”고 했지만 사과 한마디로 뭉갤 사안인지 모르겠다. 또 법관 시절 한겨레신문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로 언론자유 침해 논란을 부른 전력도 도마에 올랐다.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는 최성준 방통위원장 후보자 (출처 : 경향DB)


무엇보다 최 후보자의 방송관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는 노사 동수의 방송편성위원회 설치를 위한 방송법 개정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는 “편성위 구성은 필요하지만 법률로 편성위 구성을 강제하고 어떤 일을 하라고 규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공영방송은 몰라도 민영방송의 경우에는…”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편성위를 구성하더라도 사주의 입김이 절대적인 종편의 구조상 실효성이 있을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공정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조차 안된다고 한다면 종편 대변인 노릇을 자처하는 것이나 다를 게 없지 않은가.

현안이 산적해 있는 방통위는 과거 어느 때보다 공정한 중재자 역할이 중요한 시기다. 수신료 인상과 맞물린 KBS의 지배구조 개선과 종편의 편파·왜곡 보도를 바로잡는 것도 주요 현안 중 하나다. 방통위원장은 공정성 확보를 위한 확고한 의지와 도덕성이 뒷받침돼야 하는 자리다. 이런 시기에 최 후보자를 둘러싼 자격 시비가 제기된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방통위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고삼석 상임위원 내정자의 자격요건을 문제 삼아 철회를 요구한 상태다. 방송 경험이 많은 야당 추천 인사는 안된다면서 결함투성이의 최 후보자는 적격자라고 우기는 이중잣대는 대체 어느 나라 법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