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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올려 달라는 KBS, 고위직 증가 등 방만 경영

수신료 올려 달라는 KBS, 고위직 증가 등 방만 경영




수신료 인상을 추진 중인 한국방송공사(KBS)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인력을 감축하면서 고위직은 오히려 늘리고, 특별성과급을 아예 기본급에 편성하는 식으로 인건비를 과다지급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9~10월 ‘한국방송공사 및 자회사 운영실태’ 감사 결과 이를 비롯해 모두 18건의 문제 사례를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KBS는 2008년 말 경영위기 극복의 일환으로 2013년까지 인력 15%를 감축하기로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13년 10월 현재 정원보다 830명이 적은 4730명의 인력을 운용 중이다. 그러나 이처럼 인력이 감축되는 동안 최상위층인 관리직급과 1직급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감사원은 “하위직 위주 계열사 분리나 채용인원 축소를 통해 인력을 감축했을 뿐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 노력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관리직급과 1직급 중 무보직자는 59.7%에 달했다. 고임금을 받지만 보직이 없는 고위직급자가 절반을 넘는 기형적 구조다. KBS 자체 조직진단 보고서에서도 “고직급 무보직자가 핵심 업무가 아닌 모니터링 일을 하고 있는 등 비효율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과다한 인건비 지급도 문제로 지적됐다. 본래 500억원 이상 세전 이익이 날 경우에만 지급하던 특별성과급 일부(50%)를 2010년부터는 아예 기본급에 편입시켰다. KBS는 2010년 이후 세전 이익 500억원 이상을 한 번도 내지 못했다.



장기 연수 중인 직원에게도 연차휴가 보상 수당을 꼬박꼬박 지급했다. 급여성 복리후생비로 편성해 인상을 엄격히 제한해야 할 복지카드비를 비(非)급여성으로 편성해 전년 대비 104%(2010년 연간 165만원 → 2011년 340만원)나 올리기도 했다.



감사원은 “기본급화하지 않아야 할 수당을 기본급화함으로써 연평균 122억여원의 예산을 추가 집행하게 돼 2012년 경영수지가 62억여원 적자로 전환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감사원은 KBS가 품질과 가격경쟁력에서 떨어지는 자회사인 KBS아트비전에 독점적으로 미술업무를 대행하게 해 예산을 낭비했다고 밝혔다.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