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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점표조차 공개하지 않고 종편 재승인 회의…야 위원 "불공정" 항의 불구 표결 강행

채점표조차 공개하지 않고 종편 재승인 회의…야 위원 "불공정" 항의 불구 표결 강행




19일 종합편성채널 3사의 재승인 안건이 오른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고성이 터졌다. 상임위원들에게 재승인 심사 채점표조차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통위 사무국은 9가지 심사항목에 대한 점수는 공개했지만, 항목별 세부심사항목에 대한 점수는 내놓지 않았다. 당 추천위원들은 회의에서 “불공정 심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야당 추천 양문석 상임위원은 “방통위의 최고 의결단위에서 자료를 받지 못하고 의결을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채점표를 달라는 게 법적 위반이냐”며 “세부항목을 몇 점으로 처리했는지 알아야 이후 안정적인 심사 기준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채점표 제출을 요구했다. 



야당 추천 김충식 부위원장은 “종편의 과다 승인으로 방송시장에서 교란이 일고 있다”며 “승인 이후 만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종편 3사에 3년간 영업을 허가하는 것은 ‘범법적인 행정’ ”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추천 홍성규 상임위원은 “지상파 심사 기준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면서 “지상파 심의 때도 채점표를 공개한 적은 없다”며 맞섰다.



논란이 격화되면서 양 위원은 “불량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없다. 나는 부끄러워서 심의 의결을 못하겠다”며 퇴장했고, 김 부위원장도 “의결에 동의하는 것 자체가 상식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눈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회의장을 떠났다.



수적 우위에 있는 정부·여당 위원들은 그대로 의결을 강행했다. 이경재 위원장은 “종편에 어려운 점은 있지만, 시청률이 높아져 가고 있고, 개선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미래를 보며 점수를 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언론단체들은 “언론 역사에 길이 남을 치욕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심사안 마련, 심사위원 구성, 심사과정의 공정성, 심사결과의 투명성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 없는 엉터리 심사”라며 “방통위는 종편 봐주기에 혈안이 된 ‘정권의 도구’ ”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종편에 대한 황금채널 배정, 8VSB 허용, 케이블 의무재전송, 방송통신발전기금 면제 등의 특혜가 모두 조속히 회수돼야 한다”고 밝혔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