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
1부 <만남과 계기>
2부 <우화를 담은 바구니>
2.5부 <반달 아래서>
1) 무엇이든 마음에 드는 것은 기록으로 남긴다는 20대의 '남 기자'입니다.
자칭 막내라서 미모와 근성이 좋다고했는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가면 갈 수록 대하기 편해진다고 할까요... 간식은 안 먹어도 된다고 하지만, 믿기 어렵군요.
제가 가져다준 큰 약과 하나는 잠깐 눈 돌리고 난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졌으니까요. ㅇ_ㅇ
2) 다른 사람에게 지고는 못 산다는, 의기 넘치는 30대의 '이 기자'입니다.
한 번 이야기하고 나서 자신이 생겼는지, 자신의 그림을 보여 달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신변 보호를 위해, 실제보다 더 잘 생긴 모습을 가져왔습니다. (!!)
결혼하셨냐고 물어봤더니, 다자녀 가구는 아니랍니다.
3) 처음에는 우 기자님과 친척인 줄 알았는데, 무촌 관계인 '고 기자'라고 하네요.
부부간에는 서로 닮는다고 하지만, 이건 좀 심해 보이기도...
이 기자님의 말에 의하면, 고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합니다.
한때는 건강을 위해 채식에 도전했다가, 3일만에 포기하셨다는 속설도....
실제보다 그림이 더 잘 생기고, 언제나 할 말은 많지만
막상 해 보라고 하면 잘 되지는 않는, Noribang입니다.
(한바탕 웃다가) 근데, 저 구석에 있는 전화하는 사람, 좀 수상하지 않아요?
(조금 상기된 얼굴로) 누군가... 아, 신경 안 써도 돼요.
작년인가 <아이리스> 보고 나서는 저게 습관이 된 분이라서,
동네 곳곳마다 돌아다니면서 저러고 있어요.
다행이네요. (조용히) 몰래 사찰하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설마 언론에서 취재를 왔는데, 드러내놓고 사찰을 하겠어...
숙취에 좋은 차 좀 끓였는데, 같이 마셔요.
그거 알아요? 제가 불편하게 여기는 지면이 여러가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책읽는 경향>이에요. 재미있지요?
아, 어제부로 상을 받은 문학수 기자께서 이야기를 해 주셨더라고요.
자기도 환경재단에서 상을 받아 보는 건 처음이라고... ㅎㅎ
‘책읽는 경향’ 등 38명 ‘2010년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선정
입력 : 2010-12-16 21:45:47
환경재단(대표 최열)은 16일 사회 각 분야에서 ‘2010년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38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 이날 시상식에서는 언론 분야에서는 경향신문 1면 ‘책읽는 경향’(문학수 문화부장)과 한겨레신문 ‘한홍구·서해성의 직설’이 선정됐다.
재단 측은 “지나쳐버린 양서를 소개하는 책 에세이로서 신문 1면에 매일 추천 도서를 소개하는 도전을 계속해 나가고 있는 점이 돋보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140자 단문으로 1인 미디어 시대를 연 ‘트위터’도 언론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방송계 인물로는 ‘스폰서 검사’ 파문을 보도한 MBC ‘PD수첩’의 최승호 프로듀서, 30년 동안 KBS ‘전국노래자랑’의 사회를 본 송해씨 등이 상을 받았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최열 환경재단 대표(왼쪽)·문학수 문화부장 |
재단 측은 “지나쳐버린 양서를 소개하는 책 에세이로서 신문 1면에 매일 추천 도서를 소개하는 도전을 계속해 나가고 있는 점이 돋보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140자 단문으로 1인 미디어 시대를 연 ‘트위터’도 언론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방송계 인물로는 ‘스폰서 검사’ 파문을 보도한 MBC ‘PD수첩’의 최승호 프로듀서, 30년 동안 KBS ‘전국노래자랑’의 사회를 본 송해씨 등이 상을 받았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말 그대로 지나쳐버린 양서를 찾는 건데, 1면에 배치할 건가 말 건가를 두고
편집부에서 가끔씩 격론이 벌어진다고는 하지요... 그런데 왜 불편해 했나요?
책에 대해 해설하는 분들이 대체로 '추상적인' 가치관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편인데,
항상 거기에 대해서 뭔가 반례(反例)를 제시하게 되거든요.
가령, 긍정적인 사고를 하자는 결론을 내면, 긍정이 꼭 좋은 건가... 하는 생각을 하는 식이지요.
저도 가끔 그러는데, 그러면서 뭔가 배워가는 건 있는 것같아요.
인생의 새로운 가치를 소개받는다고 할까... 그러면서도 의심을 해 보고...
아마 사람들에게 뭔가 가치관을 던져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그것을 요구하는 것보다는 더 낫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글을 쓰는지도 몰라요....
(끄덕이며) 맞아요. 그 덕분에 기사를 받아들일 때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준비 자세를 하도록 유도한다는 기능을 생각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존재겠지요.
마침 맥주랑 포도주도 여기 있는데, 한 잔 더 하실래요?
저는 괜찮습니다... 내일도 취재하고 일해야 하니까요.
우 부장님처럼 얼굴이 하얗다면 모를까, 안 그러면 다 드러나요. ㅎㅎ
(차 홀짝이다가) 노리방이라던가... 여기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뭔가요?
(창 밖을 내다보더니) 어, 눈이 내리네요... 예전에는 눈이 오면 좋아했었는데...
미끄러져가면서 눈뭉치 굴리고, 던지고, 뒹굴고... 그러다가 미친 듯이 웃고...
(조금 빠른 목소리로) 여기서 기억에 남는 거요?
미디어로그에서 뒹굴고, 던지고, 웃으면서 글을 써 놓은 게 다 기억이지요...
음... (받아적고는) 그래도 뭔가 특별한 건 있지 않겠어요?
뭐... 이를테면... 나 자신을 다시 발견했다거나... 독자의 항의를 받았다거나....
(한 잔 더 마시고는) 설마 항의받기를 기다린 건 아니지요? ㅎㅎ
그래요.... 생각해 보니까 [삼성]에 관한 이야기를 몇 번 썼네요.
첫 번째는 <삼성을 생각한다> 1권/2권에 관한 내용이었고,
두 번째는 <갤럭시탭> 기사 삭제에 관한 문제 제기였는데...
아, 갤력시탭 이야기는 저도 기억나네요.
타 언론에서 기사로도 나오고, 트위터로도 날아오고,
삼성과 기자분이 해명을 하고... 며칠 동안 이야기거리가 되었지요.
그 당시에도 나름대로 수정을 해 가면서 말을 풀어나갔지만,
지난 2월에도 삼성 관련 기사가 삭제된 (그리고 복구되지 않은) 적이 한 번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감정적으로 접근을 한 것도 있었어요.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한두 군데도 아니고) 수많은 분들이 지적을 한 것 자체를
기사를 삭제할 정도로 부실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야기를 던졌는데,
결과적으로는 상처를 받은 분도, 깨달음을 얻은 분들도 생기게 되고...
다만 언론과 취재 대상자, 특히 기업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는 정도의 의의는 있었다고 생각해요. 후회하지는 않아요.
유일하게 사과문을 적은 적도 있었는데... 기억나세요?
어떻게보면 역으로 제가 당한(?!) 부분이지요.
타 언론의 어떤 분과 트위터 상에서 @ 형태로 나눈 이야기를
화면에 복사해서 옮겨 놓았는데,
그 분이 나중에 '자신에게 물어보지 않고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는 이야기를 해 와서
일단 글을 제 목록에서 내린 뒤에
독자 분들을 향해 '글을 삭제한 것에 대해' 사과문을 올린 적이 있었어요.
잠깐, '글을 삭제한 것에 대해' 라고요?
(한숨) 네. 어쨌거나 있던 글을 없앤 뒤에는 바로 해명을 남길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요.
나중에는 '트위터 상의 공개된 글은 인용해도 되지 않느냐'는 조언도 받았는데...
어떻게 보면 갤럭시탭 기사를 삭제한 분이 한 걱정에 대해 제가 뭐라고 하기 어렵지요... 그 분도 인터넷 상의 반응을 올렸는데도 삼성에서 항의를 받고 글을 내렸으니,
다만 저는 기자도 아니고, 소심한 면이 있으니... 더 쉽지 않았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일단 쓴 내용을 삭제하는 것은 정말로 신중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된 계기가 다시 나온 셈으로 치고 있어요. 해명하고 논쟁하는 방법도 배우고...
저는 만화를 그리고, <그림마당>과 <장도리> 해설한 것도
흥미롭게 보았어요... 그런 점도 있었구나 하면서....
15년 정도 <장도리>를 그린 박순찬 화백께서 증언하기를,
특히 근래 들어 만평을 그리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대요.
어디까지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까를...
그리고 제가 PPT를 이용해 짜깁기한 내용은
<그림마당>을 보면서 영감을 얻은 점도 있었으니,
어떻게 보면 저도 학교 때 미술 성적은 안 좋아도,
그림/만화를 보고 즐기는 건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어서 좋기도 했고요. ㅎㅎ
(술병 치우고는) 이제 그만 마셔요... 만취한 것 같은데...
저희도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되어가는데...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중얼거리며) 얼마 지나지 않으면 당분간 헤어져야 할 것 같은데.....
편집/교열하는 분들이 수고하시겠지만, 오타나 비문을 가능한 한 줄여 주시고요.
지역 기사를 내면서도 전국의 다른 소식에 신경을 더 써 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배달올 때 광고를 더 끼워와도 괜찮으니까, 지면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깊고도 폭넓은, 그러면서도 상식으로 나갈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 주시고,
그리고... 앞으로도 할 수 있는데까지는 신문도, 저도 최선을...
(탁자에 엎어져 졸기 시작하는 모습)
(옷 껴입으며) 아무래도 설문지를 받기에는 글렀는데...
취재원이 기자보다 저렇게 더 취해 있으니...
아무래도 무리하게 마신 것 같은데요... 아직도 더 물어볼 것이 많은데...
설문지는 나중에 연락해서 받아도 되지만, 저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 지...
후후... 확실히 좀 어설퍼보이기는 해요. 그래도 저는 어쩐지 믿음이 가는데요.
남 기자답지 않게 취재원을 신뢰하네... 이유가 있어?
아무래도 남 기자도 술에 취한 것 같네... 쯧쯧...
술도 깰겸 해서 2차로 고기나 먹으러 가요. 이 기자.
(메모를 남기면서) 아직 3일밖에 안 됐는데 또 고기를요?
(갑자기 일어나며) 그렇다면 저도 빠질 수 없지요... 숙취 해소를 위해서...
(깜짝 놀라며) 자고 있던거 아니었어요?
방금 취중진담이라고 하셨지요? 정말로 그런지 고기 먹으면서 보여드릴게요.
저도 채식을 해 보려 시도했는데, 고 기자님과 비슷한 처지가 되더라고요...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가면서 마무리)
@Noribang :
덧붙이자면, 지금까지 썼던 참고 자료로는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경향신문 50년사>, <경향신문 60년사>가 있고,
그리고 Naver에서 제공하는 <옛날 신문>도 상당부분 활용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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