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째 총파업을 이어온 MBC노조의 업무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MBC노조는 11일 “김재철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할 것인지 우선 업무복귀를 할 것인지를 놓고 부문별로 조합원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다음주 중에 파업 종결 여부를 결정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끝까지 가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망가진 MBC를 조속히 복원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해 파업 종결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지난 9일부터 진행 중인 부문별 간담회를 통해 파업 종결 안건을 논의한 뒤 의견이 모아지면 바로 업무에 복귀할 계획이다.
MBC노조는 파업 중단 결정 과정에서 별도로 회사 측과 협상을 벌이지 않기로 했다. 노조는 현안인 김재철 사장 퇴진 문제에 대해 여야 정치권이 공감한 데다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다음달 이사진을 교체하면 김 사장 퇴진 문제가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6월29일 19대 국회 개원 합의문을 통해 “8월 초 구성될 새 방문진 이사회가 방송의 공적 책임과 노사관계에 대한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사 양측 요구를 합리적 경영판단 및 법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처리하도록 협조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여야 합의를 계기로 사측과 대화했지만 김 사장은 “2014년 임기까지 퇴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노조 집행부 16명에게 19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새 경영진과 파업 수습책을 논의키로 방침을 선회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마지막 자진사퇴 기회를 내팽개친 김 사장과는 파업타결을 위한 대화와 협상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냈다. 새 사장이 오면 공정방송 문제와 해고자 복직과 중징계·대기발령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당장 손에 쥔 것 없이 김재철 사장 체제 아래 업무에 복귀하는 만큼 공정보도가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다.
또 8명이나 해고된 데다 69명이 대기발령을 받은 만큼 사측이 파업 전 업무로 배치할지도 미지수다. 대체인력으로 뽑은 계약직 기자와 앵커들과의 내부 갈등도 문제다. 또 다른 대규모 중징계가 쏟아질지도 모른다는 시각도 있다.
사측은 이날 특보를 통해 “올림픽을 앞두고 노조가 파업 중단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미지를 복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MBC노조는 지난 1월30일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회복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가 이날까지 164일째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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