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국 뉴스시스템에 오른 내부 취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돼 MBC가 전면 조사에 들어갔다. 정보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담당사원은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를 건네받은 외부인은 삼성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 측은 “지난 7월 시작한 특별 감사에서 우리 시스템에 오른 정보 일부가 유출된 것을 확인해 시스템 관리 책임을 맡은 사원을 대기발령했다”며 “이 사원이 개입·유출 여부와 함께 유출했다면 누구에게 했는지를 광범위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MBC 측은 유출 대상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조사중이라며 함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이날 낸 성명에서 자세한 유출 정황을 밝혔다. 노조는 “특별감사에서 뉴스시스템 담당사원이 삼성으로 이직한 MBC 퇴직사원에게 정보를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며 “IP 주소가 삼성으로 돼 있는 컴퓨터에서 MBC 보도국 뉴스시스템에 장기간 접속해 온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취재 정보가 증권가 정보지에 토씨하나 다르지 않게 등장했고, 뉴스시스템에 접속한 외부인이 당일 방송될 뉴스 내용과 편집 순서를 담은 큐시트 등 보도국 내부 정보를 훔쳐 본 정황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노조는 “경악스럽고 충격적이다. 오랫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MBC 내부 정보 유출 의혹의 진상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회사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사건 진상을 규명하라”고 말했다.
노조는 삼성의 정보 수집 의혹에 대해 “거대 재벌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언론사 내부 정보를 수집해 이용한 것이 사실이라면, 언론 역사에서 전대미문의 중차대한 사건”이라며 “MBC경영진은 상대가 삼성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묻는 데 미온적이라면 사건 은폐라는 또 다른 죄를 저지르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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