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권력이 없애버리려 했던 ‘MBC의 DNA’ 2012년 대량 해고와 징계의 광풍이 몰아치던 여름. 나는 낯익은 100여명의 후배들과 잠실의 신천역 부근에 있어 이름 붙여진 ‘신천교육대’라는 강제교육장에서 3개월을 함께 지내는 날들을 경험한다. 보이지 않는 창틀에 갇힌 후배들은 32년차 최고참 선배와 ‘교육 동기생’이 된 어색함, 참기 힘든 모멸감 같은 걸 드러내지 않으려고 내게 애써 웃음을 지어보이곤 했다. 교육이 끝나자 누구는 출퇴근하는 데 네 시간이 넘는 먼 곳으로, 누구는 헬멧을 써야 하는 신사옥 건설 현장으로, 또 누구는 겨울마다 스케이트장을 관리하는 곳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30여년 전, 5공 군사정권 치하의 MBC 정동 사옥. 담배를 꼬나물고 우리를 이유 없이 꼬나보던 안기부, 보안사 기관원들이 제집 드나들 듯하던 현관, 그 길목에 커다.. 더보기 이전 1 ··· 208 209 210 211 212 213 214 ··· 30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