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세상]혐오담론을 넘어 혐오담론이 거세다. 여성혐오를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더니, 남성혐오도 말해보자는 항변이 들린다. 이것도 혐오 저것도 혐오, 혐오 대상이 아닌 게 없다. 혐오를 혐오한다는 당착의 말도 등장했다. 혐오주의자, 혐오할 자유, 혐오발언 규제, 혐오죄 등 알 수 없는 말들이 돌아다닌다. 나는 혐오에 집착하는 우리 사회가 병적이라 생각한다. 억압을 직시해야 할 시선을 흐리고, 차별을 바로잡기 위한 대안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여혐’이란 용어를 예로 들자면 이렇다. 내가 보기에 이 용어는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의 문제를 감정과 표현의 문제로 대체하는 경향이 있다. 이 말을 사용할수록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를 체계적으로 억압하는 가혹한 현실’은 뒤로 숨고 ‘여성을 미워하며 막말과 악행을 일삼는 타인의 말과 행동’.. 더보기 이전 1 ··· 211 212 213 214 215 216 217 ··· 30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