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세상]‘만사 혐오론’을 버려야 한다 이것도 혐오, 저것도 혐오라 한다. 만사 혐오요, 혐오 만정이다. 감염원에 대한 경계도 혐오, 무분별한 경계에 대한 질타도 혐오, 질타를 바로잡는 지적도 혐오라 한다. 혐오는 이제 다른 시민의 부정적 감정표현에 맞서는 일종의 주문이 됐다. 마치 이 주문만 외우면, 주문을 외우는 자의 도덕적 책무는 면제되고 상대편의 혐오 정서만 욕되게 남는다는 식이다. 일단 이것부터 구분해 보자. 감염원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타인을 경계하는 마음은 불안 또는 염려를 표현한다. 혐오가 아니다. 압도적인 기세로 퍼지는 전염병을 보면서 우리가 함께 느끼는 정서는 공포다. 혐오가 아니다. 병균에 감염된 사람이 단순한 불찰을 넘어선 무모한 행동으로 우리 공동체에 감염을 유발했다면, 그에 대한 책망은 흔히 분노를 동반한다. 혐.. 더보기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 30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