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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뉴스

최시중 방통위원장, 광고주들 불러놓고 “광고시장 파이 키워야”

ㆍ관련업계 제치고 첫 간담회… 종편지원 위해 ‘무언의 군기잡기’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이 19일 주요 광고주인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광고업계 대표자들과 전격적으로 간담회를 가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 종편 출범을 앞두고 최 위원장이 광고업계 ‘군기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어떤 특정 분야 지원을 위해 모임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광고시장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규제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광고업계 CEO 오찬 간담회’의 모두발언에서 최 위원장은 “광고시장의 파이가 커지면 그 혜택은 미디어 산업 전체, 내수시장 전반으로 가게 마련”이라며 “종편 등 특정 분야가 아닌 미디어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광고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며 광고시장 확대를 위한 규제완화 등 정책적 지원을 건의했다. 남상조 한국광고단체연합회장과 이상윤 농심 부회장은 “중간광고와 품목 제한, 표현의 규제를 풀어서 정책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양휘부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사장은 미디어렙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방통위가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규제개혁을 논의할 것”이라면서도 종편 특혜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감안한 듯 종편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 대해 방통위는 “매년 있던 신년 행사로 광고업계의 의견을 듣는 자리”라고 의미를 축소했지만 업계에서는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최 위원장이 CEO급 광고주들을 단체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데다 방송사, 케이블사업자 등 방통위와 관련된 업계의 애로사항을 듣기 전에 재계와 첫 만남을 가진 것 자체가 종편 광고지원을 겨냥한 ‘무언의 압력’이라는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말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201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이상으로 광고비를 높이겠다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간담회는 광고 규제완화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방통위는 광고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갖춰 중간광고 및 의약품 광고 허용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광고 규제완화를 통해 ‘종편 먹거리 챙겨주기’라는 방통위의 기본 방향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SK텔레콤 김준호 사장, KT 석호익 부회장, LG U+ 유필계 부사장, 삼성전자 임대기 부사장, 농심 이상윤 부회장, 김낙회 한국광고업협회장(제일기획 사장) 등 대기업·광고업계 최고경영자들과 KBS 김인규 사장, 길종섭 케이블TV협회장 등 방송계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최 위원장의 ‘파워’를 실감케 했다.

김준일·최희진 기자